도서 상세정보


끝나지 않은 여정 7인의 생애사로 본 사회복지의 역사 *견본증정불가

저자박병현

  • 발행일2020-07-25
  • ISBN978-89-994-1035-2 (93330)
  • 정가16,000
  • 페이지수356
  • 사이즈신국판
  • 제본무선(무광)

도서 소개

 

 

☞ 1판 2쇄 : 2022-02-25

☞ 1판 1쇄 : 2020-07-25

 

책을 쓰면서

 

본서는 사회복지 발전뿐만 아니라 인류의 행복에 크게 기여한 사람들의 생애를 소설 형태로 기술한 책이다. 필자는 사회복지학과 교수생활을 거의 마무리하면서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에게 우리가 빚을 지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생을 살아왔는지를 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일반인들에게는 오늘날 우리가 높은 수준의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해준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려주고 싶었다. 그들이 살아온 길을 ‘사실(fact)에 근거한 소설’로 만들고 싶었다.

본서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미국인 3명, 영국인 3명, 그리고 한국인 1명이다. 미국인 3명은 정신장애인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눈물겨운 여정을 보낸 도로시아 딕스, 인보관인 헐하우스를 설립하여 가난한 사람들의 선한 이웃으로 나머지 인생을 보낸 제인 애덤스, 그리고 1930년대 대공황 시기 뉴딜정책을 설계하고 사회보장법을 제정하여 수천만 명의 사람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했던 프랜시스 퍼킨스이다. 영국인 3명은 모든 사람은 일정 수준 이상의 생활을 영위해야 한다는 국민최저선 기준을 마련한 시드니와 비어트리스 웹 부부, 베버리지보고서를 출간하면서 영국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들이 현재 지니고 있는 복지제도의 청사진을 그린 윌리엄 베버리지이다. 그리고 한국인 1명은 장기려 박사님이다. 그는 의사로서 성인과 같은 삶을 살면서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을 설립하여 가난해서 병원에 못 가는 사람들이 없는 사회를 꿈꾼 사회복지인의 삶을 살았다. 그래서 본서에 등장하는 일곱 분의 생애는 그 자체가 사회복지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일곱 분의 생애를 추적하면서 놀랐던 것은, 그들은 모두 보통 사람들은 따라갈 수 없는 훌륭한 삶을 살았지만 모두 숨기고 싶은 개인사와 가정사 들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도로시아 딕스는 아버지가 성직자였지만 술주정뱅이였고 어머니는 조울증 환자였다. 제인 애덤스는 어릴 때 앓은 질병으로 인해 등은 꼽추였고 다리는 안짱다리여서 평생 동안 신체적 열등감을 지니고 살았다. 프랜시스 퍼킨스는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 루스벨트 정부의 노동부장관을 12년 동안 재임하면서 뉴딜 정책과 사회보장법을 설계하고 실행하였다. 겉으로 보기엔 영광스런 삶을 살았지만 남편과 딸이 조울증 환자여서 노동부장관을 그만둔 후에도 남편과 딸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돈을 벌어야 했다.

시드니 웹은 영국 신사와는 거리가 먼 키도 작고 보통 이하의 외모여서 그의 절친이었던 극작가 버나드 쇼는 시드니 웹의 외모를 나폴레옹 3세와 비교할 정도였다. 비어트리스 웹은 사회주의자인 시드니 웹과의 결혼을 반대하는 가족과 존경했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고뇌하며 지냈다. 베버리지는 베버리지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유명한 사람이 되었지만 사실은 독선으로 가득 찬 성격 장애자였다. 장기려 박사님은 한국전쟁 때 아내와 자녀 다섯을 북한에 두고 둘째 아들만 데리고 남한으로 피난 온 죄책감으로 나머지 생애를 보냈다. 하지만 그들은 내면적인 아픔을 승화시켜 타인들의 행복과 복지를 위해 평생을 보낸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 일생 동안 사익을 추구하기보다는 공익을 추구했다는 것이다.

필자는 본서를 집필하는 동안 줄곧 책 제목으로 어떤 것이 좋을까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never ending”이라는 구절을 보게 되었다. “영원히 끝나지 않는”이라는 의미의 이 구절은 본서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생애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본서의 제목을 “끝나지 않은 여정”으로 정했다. 본서에 등장하는 인물 중 현재 생존해 있는 사람은 없다. 인간으로서 그들의 여정은 끝이 났다. 하지만 그들이 살아 온 “힘들게 살아가지만 희망을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여정”은 아직 끝이 나지 않았다. 후세의 사회복지사들이 그들의 불꽃과도 같았던 여정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본서는 제일 먼저 소개되는 도로시아 딕스의 “영광스런 여정”에서 시작해 장기려 박사님의 “끝나지 않은 여정”으로 끝을 맺는다.

필자는 2019년 봄에 방영된 tvN의 항일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을 감동적으로 시청한 적이 있다. 이 드라마에는 ‘총(gun)’, ‘영광(glory)’, ‘슬픈 종말(sad ending)’이란 부제가 있다.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본서에 소개되는 사람의 생애를 압축하여 세 단어로 표현하여 부제를 붙였다. 도로시아 딕스의 생애에는 ‘미친 사람들을 위한 목소리’, ‘쓸모’, ‘영광’이란 부제가 있고, 프랜시스 퍼킨스의 생애에는 ‘죄의식’, ‘좋은 만남’, ‘열정’이란 부제가 있다. 그리고 장기려 박사님의 생애에는 ‘북녘 땅’, ‘소명’, ‘청십자의료보험’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본서에서는 소개되는 인물들의 생애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을 첫 부분에 프롤로그 형태로 기술하고, 생애에 대한 기술을 마친 후에는 에필로그 형태로 그 인물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기술했다. 본서에서는 일곱 분의 생애를 사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범위에서 각색하여 소설 형태로 기술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필자의 문학적 재능이 모자라 마음만 앞설 뿐 원하는 표현이 나오지 않았다. 만일 각색으로 인해 등장인물들의 생애를 정확하게 기술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모두 필자의 책임이다.

필자는 본서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생애사를 기술하면서 사회복지의 역사도 곁들여 기술했다. 역사 연구에 있어서 역사적 사건인 텍스트(text)도 중요하지만 그 역사적 사건이 일어나게 되는 맥락인 콘텍스트(context)도 중요하다. 역사를 기술하는 것은 단순히 역사적 사실만을 기술하는 데서 더 나아가 당시의 사건들이 당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배경 속에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기술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사회복지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의 생애를 살펴보는 것은 그 역사적 사건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도로시아 딕스, 제인 애덤스, 프랜시스 퍼킨스, 웹 부부, 윌리엄 베버리지가 한 일들은 사회복지역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1800년대 중반에서 1900년대 중반까지의 미국과 영국의 사회복지역사를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장기려 박사가 주도하여 만든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을 통해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최초의 모습은 어떠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본서의 최초 집필 계획에는 영국의 로이드 조지(Lloyd George)와 부탄왕국 4대 국왕이었던 지그메 싱기에 왕추크(Jigme Singye Wangchuck)가 포함되어 있었다. 로이드 조지는 1900년대 초반 영국의 재무부장관으로 있으면서 노령연금, 의료보험, 그리고 실업보험을 도입하는 데 크게 기여하여 영국 복지국가 형성 과정에 한 페이지를 장식한 사람이었다. 그가 재무부장관으로 있는 동안 의회에 제출한 “국민의 예산”은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가난한 국민들을 위한 국가 예산이었다.

부친이 아프리카 케냐를 방문하던 중 심장마비로 갑자기 서거하면서 17살에 부탄왕국의 네 번째 국왕이 되었던 지그메 싱기에 왕추크는 국민총생산(GDP) 대신 국민총행복(GNH)를 추구하면서 부탄을 행복한 나라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사람이다. 건강, 심리적 행복, 공동체의식, 전통문화 보존, 교육, 환경, 청렴한 정치에 초점을 둔 그의 통치 철학은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행복이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있다. 2020년 2월 갑자기 나타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겪는 고통은 오로지 GNP 증대만을 위한 정책을 추진한 문명의 대가라고 생각된다. 이런 시기에 부탄의 사례는 우리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줄 것이다. 또한 지그메 싱기에 왕추크는 스스로 왕권을 내려놓음으로써 부탄을 입헌공화국으로 만들었다.

시간적인 제약으로 로이드 조지와 지그메 싱기에 왕추크의 생애를 이 책의 초판에 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로이드 조지와 지그메 싱기에 왕추크의 생애는 개정판 때 추가할 예정이다.

필자는 사회복지를 학부에서부터 공부하는 동안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실천 현장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학교에서 학문으로서의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이러한 선택이 잘한 것인지 아니면 잘 못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도로시아 딕스, 프랜시스 퍼킨스, 제인 애덤스, 웹 부부의 생애를 기술하면서 사회개혁이라는 실천 과정에 참여했더라면 나의 인생이 더 가치 있는 삶이 되지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필자는 본서를 집필하는 동안 감동의 날들을 보냈다. 매일 아침 등장인물들에 대한 새로운 내용들을 기술하면서 필자는 감동에 젖었다. 아침 일찍 연구실에서 본서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살아온 생애를 한 장 한 장 써 나가는 것은 연구자로서 최고의 기쁨이었다.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큰 행운이라고 느꼈다. 지금까지 출간한 책 중에서 이 책은 필자가 가장 아끼는 책으로 간직될 것이다.

본서의 집필에는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부산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서 개설되어 필자가 강의하는 사회복지사상과 역사 교과목 시간에 본서의 초고에 대해 토론하면서 본서는 더욱더 다듬어졌다. 학생들의 예리한 관찰과 코멘트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필자가 학부에서부터 대학원 박사과정까지의 학문적 성장을 지켜보아왔던 김은아 박사의 코멘트도 매우 좋았다. 김은아 박사는 필자가 본서를 집필하는 동안 본서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많은 지지를 해 주었고 영국의 로이드 조지와 부탄왕국의 왕추크 국왕의 이야기는 개정판에 추가하면서 본서를 출판할 것을 독려했다. 부산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보름 학생은 본서 초판을 세심하게 읽고 코멘트를 해 주었고 출판 과정 중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늘행복요양병원 양덕호 원장님과 박영규 모라복지관장님의 장기려 박사님에 대한 회고는 장기려 박사님 편을 집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 위기로 출판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음에도 본서를 출간해 준 양서원에도 감사함을 표한다.

마지막으로 가족에게 감사의 말과 미안함을 전하고 싶다. 필자는 연구와 강의를 핑계로 가족을 위해 많은 시간을 내지 못했지만 가족의 지지를 마음껏 받았다. 사랑하는 아내 승혜, 딸 인아와 사위 원근, 아들 인균, 외손자 민상 모두 필자의 든든한 우군이었다. 가족이 있었기에 필자는 마음껏 연구와 강의를 할 수 있었고 교수생활이 행복할 수 있었다.

본서를 출간하면서 바라는 것이 있다면 본서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생애가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학생들과 사회복지사들이 사회복지의 본질과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 책을 힘들게 살아가고 있지만 꿈과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영광스런 여정을 이어가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사회복지사들에게 바친다.

 

2020년 7월

금정산 기슭 연구실에서

박 병 현 씀

 

 

 

 

차례

 

책을 쓰면서

 

Chapter 01 도로시아 딕스의 정신질환자들을 위한 영광스런 여정:

미친 사람들을 위한 목소리, 쓸모, 영광

 

Chapter 02 가난한 사람들의 선한 이웃 제인 애덤스의 생애:

헐하우스, 위험한 인물, 문학과 예술

 

Chapter 03 뉴딜 정책의 설계자 프랜시스 퍼킨스의 생애:

죄의식, 좋은 만남, 열정

 

Chapter 04 영국 복지국가의 디딤돌을 놓은 웹 부부 이야기:

위장취업, 1+1=11, 사익보다는 공익

 

Chapter 05 영국 복지국가 설계자 베버리지의 생애:

토인비홀, 전화위복, 복지국가를 향한 열정

 

Chapter 06 바보의사 장기려의 끝나지 않은 여정:

북녘 땅, 소명, 청십자의료보험

 

미주

참고문헌

저자 소개

박병현

부산대학교 법정대학 사회사업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West Virginia University 사회복지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University of Pennsylvania 사회복지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University of Pennsylvania 사회복지대학원 연구교수와 일본 동지사대학교 객원교수, 한국사회복지학회 회장, 한국사회복지정책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주요 관심분야는 사회복지정책, 사회보장, 비교사회복지, 빈곤 등이다. 저서로는 「사회복지정책론: 이론과 분석」, 「사회복지역사」, 「사회복지와 문화」, 「사회복지로의 초대」, 「복지국가의 비교」, 「사회복지의 이해」(공저), 「사회보장론」(공저), 「세계의 사회보장」(공저), 「동아시아 사회복지연구」(공저), 「복지국가의 위기와 신보수주의적 재편」(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중국의 사회보장 30년」(공역)이 있다. 현재 부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