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판 1쇄 발행 2017년 9월 10일
머리말
이 책은 로티(Lortie)의 저서 Schoolteacher-A Sociological Study(1975)를 번역한 "교직사회-교직과 교사의 삶"(1993)의 개정 증보판이다. 로티는 2002년 새로운 서문과 함께 ‘Schoolteacher’의 개정판을 냈다. 따라서 ‘교직사회’도 개정판을 내야 할 필요가 생겼다. 1993년 번역서가 출간된 이후 ‘교직사회’는 지금까지도 ‘교사론’, ‘장학론’, ‘교사교육’, ‘교육조직론’, ‘교육인사행정’, 나아가서 ‘학교 개혁’이나 ‘교육 개혁’ 등과 같은 학부와 대학원 과목에서 중요한 참고 자료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초판의 번역이 다소간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발견되고 용어나 제도의 변화로 인해 수정되어야 할 부분도 생겼다. 이번 개정 증보판은 이러한 점들을 수정했다. 동시에 로티의 2002년 개정판의 새로운 서문을 번역해서 추가했다.
이 책은 단순히 로티의 2002년 개정판의 번역서가 아니다. 원저는 “교직의 역사”를 시작으로 아홉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본 서는 각 장의 말미에 관련 주제에 맞추어 한국의 교직과 교사의 특징에 대해 논의하는 절을 새롭게 추가하였다. 따라서 번역서이면서 동시에 저서이기도 한 셈이다. 이렇게 한 이유는 독자들로 하여금 미국과 한국의 교직사회를 비교해서 이해하도록 도와주기 위해서이다. 바람직하기로는 우리나라의 교직사회, 교직과 교사의 삶을 탐구한, ‘Schoolteacher’와 같은 주제를 다루는 별도의 저서를 간행하는 것이다. 이런 작업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것이기 때문에 시도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교직과 교사에 관해 포괄적이고 심층적으로 분석한 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여러 학자들이 공감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교대 정수현 교수, 부산교대 박상완 교수와 경희대 김병찬 교수가 현재와 같은 ‘번역서이면서 저서’인 형태의 간행을 1993년 번역서의 개정판을 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던 역자에게 제안하였다. 이렇게 해서 이 역·저서의 출간이 성사된 것이다.
원저자 로티(Lortie)는 사회학자다. 좀 더 세분하자면 직업 사회학을 전공한 학자다. 1975년 간행한 Schoolteacher는 부제가 “A Sociological Study”인데, 이는 학교 교사에 대한 사회학적인 연구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사회학적 관점을 바탕으로 교직과 교사의 삶을 제도와 정책의 거시적인 측면을 아우르면서, 동시에 교사들이 느끼는 감정, 정서, 기풍과 같은 아주 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치밀하게 기술하고 분석 및 해석하였다. 그리고 이에 그치지 않고 이들 간의 관계를 정교하게 연결하였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 로티는 역사적 분석, 전국 및 지방 수준의 의견 조사,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 분석, 그리고 집중적인 면담 등 다양한 연구 접근과 연구 방법을 활용하였다. 역자는 1993년 번역서의 서문에서 로티의 Schoolteacher를 “교직과 교사에 관한 아이디어의 보고(寶庫)”라 기술한 바 있다. 로티는 1960년대와 1970년대 초반의 자료들을 활용해서 1975년에 간행했다.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에 만들어진 교직의 조직적 구조적 특성, 교사의 직업 사회화, 교사의 성향·감정·사고방식·문화 등에 관한 반짝반짝하는 개념, 가설, 이론 등은 여전히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이러한 학문적 성과는 그의 수준 높은 사회학적 통찰력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Schoolteacher”는 교직과 교사의 삶에 관한 탐구의 결과뿐만 아니라 연구 방법과 과정 그리고 연구자의 자세에 대해서도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다.
지금 전 세계는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커다란 변화의 시작점에 있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것이 그것이다. 교육은 인간과 사회가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도록 도와야 함은 물론 변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기대되고 있다. 로티의 연구에 의하면 교육은 그렇게 빠른 속도로 변하지 않는다. 공교육의 중요한 특성은 “Schoolteacher”가 간행된 1975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로티는 교직사회에서 전문성 개발이라든지 반성적 실행 등이 강조되고 전문적 공동체 아이디어가 확산되고는 있지만, 보수주의, 현재주의, 개인중심 문화는 지속적으로 뿌리내리고 있는 것으로 본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교사의 역할도 변해야 하는데, 로티는 교육에 관한 전문적 기술 체계의 집단적 개발, 공유와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로티는 기본적으로 변화의 방향, 프로그램, 전략 등에 관해서는 커다란 관심이 없다. 그는 사회학자로서 처방이나 예측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현상의 기술, 분석, 해석에 관심이 있다. 로티도 요즈음 교직사회는 과거 어느 때보다 조직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점임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그 처방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독자들에게 맡기고 있다. 지금은 학자의 사회적 통찰력이 아니라 교사 집단의 사회적 통찰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시에 상상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역·저서가 교직과 교사의 삶의 구조적·문화적 특성을 다시 한 번 돌이켜보고 교사 집단의 사회적 통찰력과 상상력을 함양할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되기를 희망한다.
차 례
제1장 교직의 역사
1. 권위의 위계
2. 교사의 수입
3. 경제적 보상의 성별 차이
4. 특수한 그러나 가리워진 교사의 사회적 지위
5. 세포적 성장 유형
6. 쉬운 문
7. 교직단체 요인
8. 구조적 특성의 계속성
9. 한국에서의 교직의 역사
제2장 충원과 재확인
1. 교직의 매력
2. 두 개의 일반적 촉진자
3. 구체적 상황과 특수한 촉진자
4. 제도의 상호 의존성
5. 재확인으로서의 충원
6. 한국 교사의 교직선택 동기와 문화
제3장 사회화의 한계
1. 공식적 사회화의 단계
2. 교직 입문과정에 대한 교사의 인식
3. 요약과 시사점
4. 한국에서의 교직사회화
제4장 경력과 보상
1. 단계가 없는 경력, 그리고 노력과는 무관한 보수
2. 심리적 보상의 우세
3. 한국 교사의 경력과 보상
제5장 교사들의 교육 목표관
1. 교육과정을 넘어서
2. 실현된 목표로서의 보람
3. 요약
4. 한국 교사의 교육 목표관
제6장 교직 특유의 불확실성
1. 몇 가지 분석적 고찰
2. 성과의 파악: 제약 속에서의 다양성
3. 불감촉성과 평가
4. 학생들과의 관계의 허약함
5. 불확실성의 구조적 심화
6. 한국에서의 교직 특유의 불확실성
제7장 교사들이 느끼는 감정에 대한 논리적 분석
1. 교사 헌신의 우선순위
2. 업무 수행에 필요한 권한과 지위상의 제약
3. 교사들의 선입견, 신념 및 선호
4. 요약: 교사가 가지는 양면성의 근원
5. 한국 교사들의 감정에 대한 이해
제8장 교사들의 감정과 인간관계에서의 선호
1. 교사의 선호와 파생적인 기대들
2. 규범적인 자원의 충당
3. 단체교섭에 관하여
4. 감정과 기풍
5. 한국 교사들의 감정과 인관관계에서의 선호
제9장 변화에 대한 성찰
1. 세 가지 시나리오
2. 변화에 대한 적응
3. 한국 교직의 변화에 대한 성찰
부록
부록 A. 표집에 관한 기술
부록 B. 질문지
원저 참고문헌
한국의 교직사회 참고문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