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머리말ㅣ
21세기는 생명과학기술의 발달과 고령사회문제 등으로 생명윤리 논쟁이 가히 혁명적(almost revolutionary discussion)으로 전개되는 상황이 예견된다. 철학에서도 인간의 질병이나 노화, 죽음과 관련된 생명철학이 연구 주제로 관심을 받고 있고, 의사나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의 생명 관련 전문직에 대한 관심의 증가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의 생명 연구를 주도해 가는 과학자들과 철학자들은 생명문제를 둘러싼 논쟁의 한 가닥을 쥐고 있고, 아울러 의사나 간호사 등 생명 관련 전문직들의 윤리적 의사결정기준도 사회적 이슈가 되는 시점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쟁이 결과적으로 신체적 ․정신적 건강한 삶과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면 인간복지(well being)를 실천적으로 다루는 생명철학이나 생명치료적인 의과학적 관점에서도 생명윤리가 주요 연구 영역이 된다는 것은 당위적이다. 생명과학과 관련한 의학의 발전은 인간생명의 연장을 가져와 호모헌드레드로서의 삶에 기여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반면에 노화 이후 성공적인 삶의 유지를 위한 간호나 돌봄 등의 이차적인 생명윤리문제도 안겨주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의 생명과학기술 발달에서 비롯된 유전자 조작이나 치료용 인간배아복제에 대한 연구 열정도 엔트로피(entropy)적인 무질서와 혼란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 아울러 의료기술계에서 치료적 목적으로 시도되는 일부 연구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생명의료공학 등의 발달은 생명존엄성의 딜레마를 깊이 성찰해야 하는 과제를 또 다른 차원에서 온 인류에게 부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극히 미약하며 종교계를 비롯한 윤리학과 사회과학계의 일부 연구자들이 신학적 윤리나 응용윤리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 정도이다.
이제는 생명공학적인 발달을 신학적 질서에 대한 인간의 도전이라는 막연한 우려나 과학자들의 지적인 호기심 정도로 간과할 것이 아니라, 인간복지적 차원에서 진지한 성찰이 요구되는 시점에 와 있다. 과학문명의 발전이 인류 평화와 복지 향상에 전적으로 유익한 에너지로만 작용해 왔다는 식의 낙관적 관점도 반성이 요구되며, 인간생명과 관련된 의료 ․간호, 복지 ․상담전문직의 윤리에 대해서도 교육의 장(場)에서 진지하게 다루어야 한다.
따라서 이 책은 이론적으로는 현대사회의 생명윤리문제를 개관하고 생명윤리연구의 주요 영역인 의료, 환경, 종교 영역은 물론 인간의 생애발달주기에 따른 사랑과 성, 가족, 노화 영역의 윤리적 문제를 철학과 과학적 사유(思惟)에서 조회하였다.
그리고 실천적으로는 인간생명과 관련된 전문직의 윤리기준을 분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저술되었다.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 전체적으로는 4개의 부문으로 구성하여 총 12개의 장으로 편성하였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부에서는 제1장에서 생명공학기술의 발달에 따른 생명윤리에 대한 논의를 시작으로 윤리학과 생명윤리학을 규명한 다음, 인간복지에 속하는 생명윤리의 범주를 제시하였다. 제2장에서는 21세기 자본주의 사회라는 거대 사회체제윤리의 축이 되는 정치, 경제, 과학 부문의 생명윤리를 다루었다. 제3장에서는 생명과학 시대의 생명 발생에 관한 과학적 가설을 검토한 후 생명의 철학과 인간복제의 생명윤리를 논의하였다.
제2부에서는 인간생명문제와 관련된 이슈 중에서 낙태와 안락사, 장기이식 및 인공수정 등의 의료와 생명윤리를 제4장에서 다루었고, 제5장에서는 생태학적 위기에 따른 환경윤리문제, 제6장에서는 생명과학의 발전에 따른 종교윤리적인 갈등을 논하였다. 이러한 내용은 기존의 생명윤리학이 다루어왔던 주요 영역이다.
제3부에서는 인간생명의 기본 에너지인 사랑과 성을 배경으로 하는 가족관계 및 노화과정에서 발생되는 문제를 윤리적 기준에서 다루었다. 세부적으로는 제7장에서 사랑과 성의 생명윤리, 제8장에서 가정해체 현상에 따른 가족윤리의 생명윤리적 재정립 문제, 제9장에서는 100세 시대에 즈음한 노화와 죽음의 장면에서 질병관리나호스피스 완화치료를 담당하는 생명윤리를 익히도록 하였다. 이러한 내용은 인간의 생애발달주기에 따라 사회환경체계에서 네겐트로피적인 생명의 윤리가 필요한 영역으로서 본서에서 확장한 생명윤리 영역이다.
제4부에서는 인간생명과 관련된 이슈를 다루는 전문직들의 직업윤리관과 윤리강령을 살펴봄으로써 실천적인 접근을 하였다. 즉 생명윤리를 철학적 사고의 차원에서만 다루거나 인식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적으로 생명을 다루는 실천현장의 윤리적 기준을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제10장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직업인들이 그들의 직업에 대한 의식과 윤리관을 어떻게 정립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논구하였고, 제11장과 제12장에서는 신체적 생명 영역의 의료건강전문직과 심리사회적 생명 영역의 정신건강 전문직 윤리강령을 각각 상술하였다.
이 책은 기존의 생명윤리 관련 저서들이 특정 생명윤리 분야에 치우친 주제만 다루고 있는 한계점에 착안하여, 이론과 실제에서 체계적인 개론서의 필요성에 초점을 두고 발간(2005년 4월)된 국내외 최초의 저서임을 밝힌다. 특히 인간생명을 다루는 전문직들에게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윤리강령을 다룸으로써 예측 가능한 행동기준을 제시하는 네트로피(negative entropy)적인 접근을 하였다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이 책이 새로운 학문 영역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생명윤리학을 공부하는 학도들이나 이를 연구하는 예비 학자와 종교계의 성직자, 대학과 사회교육의 현장에서 생명윤리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자들에게도 지침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생명사상의 맹아 계룡산 연구실에서
저자
ㅣ차례ㅣ
머리말
Part 01 현대사회의 생명윤리 개관
Chapter 01 생명윤리와 윤리학
1. 생명윤리와 생명윤리학
2. 도덕과 윤리의 정의
3. 윤리학과 사회윤리학
4. 인간복지의 생명윤리
Chapter 02 21세기 사회의 생명윤리
1. 21세기 사회의 특성
2. 경제사회의 생명윤리
3. 정치사회의 생명윤리
4. 과학사회의 생명윤리
Chapter 03 생명과학 시대의 생명윤리
1. 생명의 연구와 정의
2. 생명의 과학적 관점
3. 생명의 철학적 관점
4. 인간복제의 생명윤리
Part 02 의료 환경 종교의 생명윤리
Chapter 04 의료·간호의 생명윤리
1. 생명윤리학의 특성과 영역
2. 인공수정의 윤리
3. 낙태와 임신중절의 윤리
4. 안락사와 장기이식의 윤리
Chapter 05 환경의 생명윤리
1. 환경문제의 생명윤리
2. 생태학적 위기와 자연보전
3. 인간환경개발의 논쟁
4. 지속 가능한 환경생명윤리
Chapter 06 종교의 생명윤리
1. 종교와 종교윤리의 개념
2. 불교적 생명윤리학
3. 기독교적 생명윤리학
4. 종교와 생명윤리학의 조화
Part 03 사랑 가족 노화의 생명윤리
Chapter 07 사랑과 성의 생명윤리
1. 사랑과 성의 개념
2. 성행위와 성윤리
3. 성희롱과 성폭력
4. 성의 생명윤리
Chapter 08 가족과 가정의 생명윤리
1. 가족문제의 대두
2. 가족문제의 종류
3. 가족 간의 생명윤리
4. 가족 생명윤리의 교육
Chapter 09 노화와 호스피스의 생명윤리
1. 호모헌드레드의 노화
2. 생물학적 노화현상
3. 생물학적 노화이론
4. 호스피스·임종서비스의 생명윤리
Part 04 생명 관련 전문직 윤리
Chapter 10 직업과 직업윤리관
1. 직업의 개념
2. 직업의 목적과 평가
3. 직업의식과 직업론
4. 직업윤리관의 변화
Chapter 11 의료건강 전문직 윤리강령
1. 전문직의 정의와 윤리갈등
2.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의료윤리
3. 의사윤리강령과 윤리지침
4. 약사와 간호사의 윤리강령
Chapter 12 정신건강 전문직 윤리강령
1. 전문직의 속성과 의무
2. 사회복지사의 윤리강령
3. 상담사의 윤리강령
4. 교사와 종교인의 윤리강령
▪ 참고문헌
▪ 찾아보기
고수현
금강대학교 교수 / 대학원장
<주요 경력>
연세대학교 상담교육학과(교육학석사) / 경북대학교 사회복지학과(문학박사)
한국복지상담교육학회 학회장 / 한국복지행정학회 학회장
한국가족복지학회 이사(역임) / 한국노인복지학회 이사(역임) / 한국사회복지학회 복지개혁위원(역임)
보건복지부 보건복지통계위원(역임) /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 평가위원장(역임)
국무조정실 정부업무평가위원(역임)
국가 ․지방공무원 출제 ․검증위원
<주요 저서>
사회복지윤리와 철학, 생명윤리학, 고대중세철학사(플라톤처럼 사랑하고 어거스틴처럼 고백하기),
근세철학사1(마키아벨리처럼 통찰하고 뉴턴처럼 상상하기), 근세철학사2(루터처럼 개혁하고 로크처럼 깨어나기),
근대철학사(데카르트처럼 생각하고 칸트처럼 비판하기), 100세 시대 노인복지론, 청소년유해환경론 외 다수